넷플릭스 26년 8월 최신작 들쥐를 보고 느낀 객관적 시점 l 원작 웹툰 ‘들쥐’와 차이

SCREEN REVIEW · EARLY EPISODES

손톱을 먹은 쥐가 사람이 된다,
《들쥐》가 진짜로 무서운 지점

넷플릭스 《들쥐》는 이름과 얼굴을 통째로 빼앗기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공포는 가짜가 나타났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진짜를 증명해 주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초반부를 기준으로 그 구조를 짚었습니다.

2026년 8월 29일 확인 · 약 9분 분량

넷플릭스 들쥐 메인 키아트 - 쥐의 형상 안에 겹쳐진 세 인물
쥐의 형상 안에 세 사람이 겹쳐 있습니다. 이 작품이 무엇을 다루는지 한 장으로 말해 버립니다. (이미지 출처: TMDB)

작품

들쥐 (Mousetrap)

형식

넷플릭스 시리즈 10부작

장르

범죄·미스터리·스릴러 (19세)

공개

2026년 8월 28일

주요 출연

류준열·설경구·이규형

검토 방식

공식 자료 및 복수 리뷰 교차 검토

가벼운 스포일러  공식 소개와 초반 공개분에서 확인되는 설정과 인물 관계를 언급합니다. 결말과 결정적인 반전은 다루지 않습니다. 19세 이상 관람가 작품입니다.

손톱 먹은 쥐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어릴 때 들은 옛날 이야기 중에 유독 오래 남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게 그랬습니다. 쥐가 사람의 손톱을 주워 먹으면 그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그의 삶을 대신 산다는 이야기.

무서운 건 쥐가 아닙니다. 진짜와 가짜가 나란히 섰을 때, 집안 사람들이 가짜를 고른다는 대목입니다. 진짜는 마당으로 쫓겨납니다.

이 설화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다른 괴담들은 대개 ‘조심하면 피할 수 있는 것’을 다룹니다. 밤길을 조심해라, 낯선 것을 따라가지 마라. 그런데 손톱 먹은 쥐 이야기에는 조심할 방법이 없습니다. 손톱은 누구나 깎으니까요. 일상적인 행위 하나가 파멸의 입구가 된다는 것, 그게 이 이야기의 설계였습니다.

《들쥐》는 이 설화를 지금의 서울로 끌고 왔습니다. 손톱 대신 개인정보를 먹고, 마당 대신 신용불량 상태로 쫓겨나는 식으로요. 저는 이 번역이 꽤 영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설화가 무서웠던 이유가 그대로 살아남았거든요.

짧게 보면, 인생을 통째로 도둑맞은 소설가의 이야기입니다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던 소설가 문재(류준열)가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이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체불명의 존재 ‘들쥐’가 그의 이름과 얼굴로 살고 있습니다. 문재는 자신을 쫓던 사채업자 노자(설경구)와 예기치 않은 동맹을 맺고 잃어버린 삶을 되찾으려 합니다. 여기에 형사 순용(이규형)이 다른 방향에서 사건을 파고듭니다.

원작은 카카오웹툰에 연재된 루드비코 작가의 동명 웹툰입니다. 연출은 김홍선 감독, 각본은 이재곤 작가가 맡았습니다.

류준열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합니다. TMDB 크레딧에도 그의 배역이 문재와 The Rat 둘로 올라가 있습니다. 원본과 복제본을 한 배우가 동시에 연기한다는 뜻입니다.

진짜 공포는 가짜가 나타난 게 아닙니다

들쥐 키아트 - 문재의 얼굴이 쥐 그림자와 붉은 면으로 갈라진 이미지
얼굴이 반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쥐의 그림자, 다른 한쪽은 피의 색. 이 작품이 다루는 게 ‘둘 중 누가 진짜냐’가 아니라는 힌트입니다. (이미지 출처: TMDB)

신분 도용을 다룬 작품은 이미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가짜를 잡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추적하고, 밝히고, 되찾습니다. 《들쥐》가 다른 지점은 여기라고 봅니다.

이 이야기의 진짜 위협은 나를 흉내 내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나라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식은 전부 바깥에 있습니다. 주민번호, 계좌, 통신사 기록,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들. 이 중 어느 하나도 내 몸 안에 없습니다. 전부 시스템과 타인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기록을 먼저 차지한 쪽이 진짜가 됩니다. 설화에서 집안 사람들이 가짜를 고른 것과 똑같은 구조입니다. 시스템이 인정하면 진짜고, 인정하지 않으면 가짜입니다. 내가 아무리 나라고 우겨도 소용없습니다.

문재가 세상과 단절한 소설가라는 설정도 그래서 계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나를 증언해 줄 사람이 적을수록 도둑맞기 쉽습니다. 이건 이야기 속 설정만은 아니죠.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이 공포는 점점 현실적인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손톱과 정확히 겹칩니다. 손톱을 깎는 게 위험한 행동이 아니듯, 이름과 번호와 얼굴을 여기저기 남기는 것도 우리에게는 그냥 일상입니다. 회원가입 한 번, 계약서 한 장, 본인 인증 한 번. 누구도 그걸 ‘나를 흘리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무심함이 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스포츠경향의 이다원 기자도 이 작품이 “개인정보 유출과 신분 탈취라는 현대적 위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공감을 만든다고 짚었습니다. 이 불안이 실감 나는 이유는 픽션이라서가 아니라, 뉴스에서 이미 본 적이 있어서일 겁니다.

세 사람이 각자 다른 것을 쫓습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같은 존재를 쫓습니다 들쥐 문재 소설가 · 빼앗긴 삶 노자 사채업자 · 떼인 돈 순용 형사 · 사건의 실체

문재 — 증명할 것이 가장 적은 사람

들쥐 스틸 - 철조망 너머에서 손을 뻗는 문재
철조망 이쪽과 저쪽. 이 작품은 인물을 자꾸 무언가 너머에 세워 둡니다. (이미지 출처: TMDB)

문재는 이 이야기에서 가장 취약한 자리에 있습니다. 세상과 끊고 살았으니 증인이 없고, 소설가이니 ‘출근해서 얼굴을 확인해 줄’ 조직도 없습니다. 류준열이 조율해야 하는 건 이 무력감과, 그 자리를 파고드는 복제본의 태연함 사이의 간극입니다. 씨네21은 그가 “침체된 원본과 이를 서서히 잠식해 들어가는 복제본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며 긴장감을 구축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노자 —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이상한 동맹

들쥐 스틸 - 초록빛 조명 아래 노자의 얼굴
쫓던 사람과 쫓기던 사람이 같은 편이 됩니다. 이 관계가 이 작품의 엔진입니다. (이미지 출처: TMDB)

저는 이 설정이 이 작품에서 가장 잘 짜인 부분이라고 봅니다. 노자는 문재를 쫓던 사채업자입니다. 정의감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닙니다. 떼인 돈을 받으려면 진짜 문재가 필요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 동맹은 따뜻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설득력이 생깁니다.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 세상에서 문재를 ‘진짜’로 대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 하필 그를 뜯어먹으려는 사람이라는 것. 잔인하면서도 정확한 아이러니입니다.

순용 — 시스템 쪽에서 들어오는 시선

들쥐 스틸 - 시장 인파 속을 걸어오는 순용
인파 속을 걸어오는 형사. 군중은 이 작품에서 배경이 아니라 위협의 조건입니다. (이미지 출처: TMDB)

순용은 앞의 두 사람과 완전히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문재에게는 삶이 걸린 문제고 노자에게는 돈이 걸린 문제인데, 순용에게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사건을 다루는 사람은 서류를 봅니다. 서류에서 진짜는 이미 정해져 있고요.

이 세 시선이 어긋나는 지점이 이 작품의 긴장을 만듭니다. 문재는 “내가 나다”라고 말하고, 노자는 “돈만 나오면 누구든 상관없다”고 하고, 순용은 “기록이 뭐라고 하는지 보자”고 합니다. 세 사람 다 틀리지 않았다는 게 이 이야기의 고약한 부분입니다.

연출과 각본, 이 조합이 예고하는 것

김홍선 감독은 《보이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탄금》을 만들었습니다. 각본의 이재곤 작가는 《모범가족》과 《특수사건전담반 TEN》을 썼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장르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데 능한 쪽입니다.

제작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들어갑니다. 에이치하우스, 스튜디오 핌, 씨제스 스튜디오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했고요. 원작 웹툰의 판권을 가진 쪽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는 뜻이라, 원작 맥락이 통째로 날아갈 확률은 낮은 구조입니다.

공개 전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채널에 올라온 티저 예고편도 이 방향을 보여 줍니다. 설명하지 않고 이미지로 던집니다. 손톱, 철조망, 그리고 똑같은 얼굴 둘.

이건 장점이면서 동시에 위험 요소이기도 합니다. 흡입력은 보장되지만, 이 소재가 가진 철학적 질문 — 나를 나로 만드는 게 무엇인가 — 을 끝까지 붙들고 갈지는 다른 문제니까요.

들쥐 스틸 - 창가에 선 문재
이 작품이 가장 좋을 때는 이런 장면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불안한 순간. (이미지 출처: TMDB)

실제로 씨네21은 이 지점을 지적했습니다. 작품이 정체성 도용의 실존적 위기를 깊이 밀어붙이지 않고 “익숙한 장르 활극의 동선에 안주하며 서스펜스가 빠르게 이완되는 아쉬움을 남긴다”고요. 저도 초반부의 인상은 비슷했습니다. 설정이 던지는 질문의 크기에 비해, 이야기가 움직이는 방식은 우리가 아는 추적극에 가깝습니다.

다른 시선은 어떻게 봤을까요?

공개 직후 평가가 꽤 갈립니다. 흥미로운 건 같은 부분을 두고 정반대 결론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씨네21

류준열의 1인 2역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작품이 장르 관습에 안주해 철학적 긴장을 놓쳤다고 봅니다. 가장 비판적인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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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 이다원의 원픽

“다음 회차를 누르게 하는 힘”에 주목합니다. 회차마다 미끼를 던지는 구성과 현대적 불안의 결합을 강점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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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퀸 (Drama Queen)

결말까지 포함해 문재와 노자의 관계를 해석합니다. 다 보신 분이 답을 맞춰 보기에 적합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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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류준열 본인의 말을 실었습니다. “전개를 예측 못 할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표현이 이 작품의 지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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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전문 리뷰가 갈리는 지점이 곧 이 작품의 성격이라고 봅니다. 다음 화를 누르게 만드는 힘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 힘이 소재의 깊이에서 오는지, 회차 엔딩의 기술에서 오는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겁니다.

원작 웹툰과 무엇이 다를까요?

항목 웹툰 《들쥐》 넷플릭스 시리즈
플랫폼 카카오웹툰 · 루드비코 넷플릭스 10부작
정보 속도 칸을 넘기는 속도로 독자가 조절 회차 엔딩과 액션이 리듬을 만듦
인물 비중 원작 구성 기준 배우 캐스팅에 맞춰 조정
보는 순서 먼저 보면 각색 차이가 보임 먼저 보면 긴장이 온전히 살아남음

웹툰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는 정보를 흘리는 속도를 누가 쥐고 있느냐입니다. 웹툰은 독자가 칸을 넘기는 속도로 조절합니다. 불안하면 천천히 넘기고, 답답하면 빨리 넘깁니다. 드라마는 그 권한이 연출에게 있습니다. 회차 엔딩에서 끊고, 다음 화 첫 장면에서 다시 붙잡습니다.

신분 도용처럼 ‘모르는 상태’가 곧 재미인 소재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큽니다. 씨네21이 지적한 서스펜스의 이완도 여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회차를 끊는 기술이 좋을수록, 역설적으로 불안이 회차 단위로 정리되어 버리거든요.

순서를 묻는다면 저는 드라마를 먼저 권합니다. 이 이야기의 재미 중 상당 부분이 ‘누가 진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오는데, 웹툰을 먼저 보면 그 상태가 사라집니다. 각색을 비교하는 재미는 그다음에 챙겨도 늦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추천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추천합니다

  • 회차 엔딩에 걸려 다음 편을 누르는 스타일의 시청자
  • 배우의 연기 자체를 보러 가는 분. 류준열의 1인 2역이 이 작품의 중심입니다
  • 개인정보와 신분 도용이라는 소재에 현실적인 불안을 느껴 본 분
  • 설화나 민담이 현대극으로 번역되는 방식에 관심 있는 분

주의가 필요합니다

  • 19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폭력 수위가 낮지 않습니다
  • 소재의 철학적 깊이를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무게중심은 추적극 쪽입니다
  • 사채·추심 묘사가 반복됩니다. 관련해 힘든 기억이 있다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검색하면 결말 스포일러가 바로 걸립니다. 다 보기 전에는 제목만 보고 지나가세요

초반부 총평

《들쥐》의 가장 좋은 선택은 가짜를 괴물로 만들지 않은 것입니다. 무서운 건 나를 흉내 내는 존재가 아니라, 그 흉내를 진짜로 받아들이는 세상 쪽이니까요. 그 통찰을 끝까지 붙들고 가느냐가 이 작품의 승부처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들쥐》 보기

이 제품은 TMDB API를 사용하지만 TMDB의 승인이나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This product uses the TMDB API but is not endorsed or certified by TMDB.

본문에 사용된 스틸컷과 키아트는 저작권자인 넷플릭스(Netflix)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권리가 있으며, 작품 소개와 비평을 위한 인용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원작 웹툰 《들쥐》의 권리는 작가 루드비코와 카카오웹툰에 있습니다. 본 글은 위 어느 회사의 승인이나 후원, 협찬도 받지 않은 독립적인 글이며, 제작 정보는 2026년 8월 29일 기준 공식 자료와 주요 매체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글 · 룬마루 | LOG N L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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