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REPORT · GAMESCOM 2026
게임스컴 2026,
한국 게임이 다섯 개였습니다
크래프톤 셋, 엔씨 둘. 이번 게임스컴에서 정리된 신작 17종 가운데 다섯이 한국 게임사의 출품작이었습니다. 무엇을 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지 짚었습니다.
2026년 8월 30일 확인 · 약 10분 분량
행사
게임스컴 2026
기간·장소
8월 25~30일 · 독일 쾰른
정리된 신작
17종
한국 출품
크래프톤 3 · 엔씨 2
최다 화제작
타래: 언바운드 · 노두스 폴
검토 방식
공식 발표 및 현장 취재 교차 검토
게임쇼 소식을 볼 때 저는 습관적으로 개발사 이름부터 봅니다. 어떤 게임이 나왔는지보다 누가 무대에 섰는지가 그 해 업계의 지형을 더 정확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눈으로 이번 게임스컴 명단을 보니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섯. 신작 17종 중 한국 게임사가 낸 것이 다섯 개였습니다.
짧게 보면, 신작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게임스컴 2026은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렸습니다. 개막 행사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를 포함해 정리된 주요 신작이 17종입니다.
가장 큰 함성이 나온 쪽은 예상대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리마스터였습니다. 9월 29일 출시에 기존 보유자는 무료 업그레이드, 여기에 10여 년 만의 신규 확장팩까지 함께 발표됐으니까요.
그런데 그 뒤 명단이 흥미로웠습니다. 크래프톤이 세 개, 엔씨가 두 개를 올렸습니다.
이번 행사의 진짜 뉴스는 게임이 아니라 명단입니다
퍼블리셔별 출품 수 · 정리된 17종 기준
숫자만 보면 크래프톤이 CD프로젝트 레드보다 많이 냈습니다. 물론 출품 수가 곧 실력은 아닙니다. 다만 눈여겨볼 지점은 다른 데 있습니다.
다섯 개가 전부 다른 장르입니다. 한 회사가 잘하는 것 하나를 반복해 내놓은 게 아니라, 서로 겹치지 않는 카드를 꺼냈다는 뜻입니다.
탑다운 액션 RPG, 사이버펑크 FPS, 로그라이트 슈팅, 팀 기반 서바이벌, 3인칭 슈팅. 예전 한국 게임의 해외 출품이 대체로 MMORPG 한 방향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 분산은 그 자체로 신호입니다. 실패해도 되는 시도를 여러 개 걸 수 있는 체력이 생겼다는 뜻이니까요.
한국이 꺼낸 다섯 장
01 타래: 언바운드 — 크래프톤 / 바운더리
이번 행사에서 한국 쪽 화제를 거의 독식한 작품입니다. 개발은 크래프톤 산하 바운더리, 총괄은 구인영 프로듀서입니다.
세계관이 특이합니다. 불교의 육도윤회 사상에서 출발해 15~17세기 동아시아 — 한국·중국·일본·몽골 — 를 다크 판타지로 재해석했습니다. 삼도천과 의령수 설화가 배경에 깔립니다. 탑다운 시점에 몰려드는 적을 쓸어내는 전투, 그리고 80종이 넘는 보스가 각각 다른 패턴으로 설계됐습니다.
현장에서 ‘한국판 디아블로’라는 표현이 계속 나왔는데, 정작 개발팀은 핵앤슬래시라는 말을 거부했습니다. 구 대표는 “기존 장르 문법의 연장선이 아닌 별개의 액션 RPG”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거부가 흥미로웠습니다. 비교당하는 편이 마케팅에는 유리하거든요. 그걸 마다하고 “피지컬 액션의 손맛”을 앞세운 건, 빌드 최적화보다 조작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선언입니다. 2027년, PC·PS5·엑스박스로 나옵니다.
02 노 로우 — 크래프톤
사이버펑크 FPS입니다. 2027년 출시 예정. 타래가 동양 설화로 갔다면 이쪽은 정반대 방향입니다. 같은 회사가 같은 해에 이 둘을 나란히 내놨다는 게 앞서 말한 ‘분산’의 실물입니다.
03 PUBG: 데드넷 — 펍지 스튜디오
배틀그라운드 IP의 확장입니다. 1990년대 가상의 지역 ‘카스카디아’를 배경으로 한 1인칭 슈팅인데, 로그라이트 구조를 얹었습니다. 매판 같은 조건에서 시작하는 배틀로얄과 달리, 죽을 때마다 조건이 달라지는 방식입니다. 플랫폼과 출시 시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배틀로얄이 포화 상태라는 건 크래프톤이 가장 잘 알 겁니다. 같은 IP를 다른 규칙으로 다시 세우려는 시도인데, 90년대라는 시대 설정도 그 맥락으로 읽힙니다. 현대전 슈팅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시대를 바꾸는 것만으로 만들 수 있는 차별점이 있으니까요.
04 라이크 오어 다이 — 엔씨
‘프로젝트 본파이어’라는 이름으로 개발돼 온 팀 기반 서바이벌 FPS입니다. 한국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콘셉트가 꽤 독특합니다.
스트리머 16명이 네 팀으로 나뉘어 경기 전 과정을 실시간 생중계한다는 설정입니다. 여기에 블록을 쌓아 전장의 구조를 바꾸는 플레이가 얹힙니다. 방송이라는 소재를 게임 규칙 안으로 끌어들인 시도인데, 잘 맞으면 크게 갈 수 있고 어중간하면 산만해질 수 있는 설계입니다.
05 신더시티 — 빅파이어 / 엔씨
3인칭 슈팅입니다. 출시 시기는 미정. 엔씨가 라이크 오어 다이와 함께 두 장을 모두 슈팅 장르에 걸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MMORPG로 알려진 회사의 라인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
‘동양 다크 판타지’라는 표현이 유독 자주 나왔습니다. 타래: 언바운드가 대표적이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호요버스가 공개한 노두스 폴도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다크 판타지 협동 액션입니다. 《원신》을 만든 회사가 실사풍으로 방향을 튼 것 자체가 화제였고, 해외 매체는 “몬스터 헌터와 엘든 링을 섞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캡콤의 《귀무자: Way of the Sword》도 같은 계열입니다.
몇 해 전까지 동양적 소재는 지역 특산품 취급을 받았습니다. 아시아 시장용이라는 딱지가 붙었죠. 그런데 이제는 중국 회사도, 일본 회사도, 한국 회사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 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저는 이 흐름이 《검은 신화: 오공》 이후에 열린 문이라고 봅니다. 동양 설화가 세계 시장에서 팔린다는 게 숫자로 증명되자, 각국 개발사가 자기 신화를 꺼내기 시작한 겁니다. 타래가 육도윤회와 삼도천을 들고 나온 것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다만 문이 열렸다는 게 곧 성공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소재가 같아지면 결국 완성도 하나로 비교당합니다. 몇 해 뒤에는 ‘동양 다크 판타지’라는 말이 셀링 포인트가 아니라 그냥 장르명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때 살아남는 건 설화를 잘 고른 쪽이 아니라 조작감이 좋은 쪽입니다.
공개된 17종 전체
| 게임 | 개발·배급 | 장르 | 출시 |
|---|---|---|---|
|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 레벨 울브즈 | 다크판타지 RPG | 2026.9.3 |
| 귀무자: Way of the Sword | 캡콤 | 액션 | 2026.9.4 |
| 사일런트 힐: 타운폴 | 노 코드 | 1인칭 공포 | 2026.9.24 |
| 위쳐3 리마스터 | CD프로젝트 레드 | 액션 RPG | 2026.9.29 |
|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 더 코얼리션 | 3인칭 슈팅 | 2026.10.6 |
| 무한대 | 넷이즈 | 도심 오픈월드 액션 | 2027.1.15 |
| 메트로 2039 | 4A 게임즈 | 생존 슈팅 | 2027.2 |
| 엑소더스 | 아키타입 | SF 액션 RPG | 2027.4.7 |
| 위쳐3: 송즈 오브 더 패스트 | CD프로젝트 레드 | 확장팩 | 2027 |
| 파이널판타지7 리벨레이션 | 스퀘어에닉스 | RPG | 2027 봄 |
| 타래: 언바운드 | 크래프톤 / 바운더리 | 탑다운 액션 RPG | 2027 |
| 노 로우 | 크래프톤 | 사이버펑크 FPS | 2027 |
| 히어로즈3 리메이크 | 유비소프트 | 턴제 전략 | 2027 |
| 노두스 폴 | 호요버스 | 협동 액션 | 미정 |
| 라이크 오어 다이 | 엔씨 | 서바이벌 FPS | 미정 |
| 신더시티 | 빅파이어 / 엔씨 | 3인칭 슈팅 | 미정 |
| PUBG: 데드넷 | 펍지 스튜디오 | 1인칭 슈팅 | 미정 |
붉은 글씨가 한국 게임사 출품작입니다. 이 외에 멸망의 파도(이클립스 글로우), 실버 팰리스(엘레멘타), 지니갓: 네자(지니갓즈 랩)도 공개됐습니다.
다른 시선은 어떻게 봤을까요?
저는 블로터의 구도가 가장 정확하다고 봅니다. 중국은 자본으로, 일본은 오래된 IP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한국은 둘 다 부족한 대신 새 IP를 여러 장 던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성공률로 보면 가장 불리한 전략인데, 지금 한국 게임사가 쓸 수 있는 카드 중에서는 이게 현실적입니다.
앞으로의 캘린더
눈여겨볼 것
- 위쳐3 리마스터는 9월 29일. 기존 보유자는 무료 업그레이드입니다.
- 10여 년 만의 신규 확장팩 ‘송즈 오브 더 패스트’가 본편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 타래: 언바운드는 스팀 페이지가 이미 열려 있습니다. 위시리스트가 초기 지표가 됩니다.
- 무한대는 2027년 1월 15일로 날짜까지 확정됐습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한국 출품작 다섯 중 셋은 출시 시기가 미정입니다.
- 게임쇼 시연 빌드는 가장 잘 만들어진 구간입니다. 전체 완성도와는 별개입니다.
- 2027년 출시 예정작은 연기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 플랫폼 정보가 아직 없는 작품이 여럿입니다. 콘솔 여부를 확인하고 기대하세요.
총평
이번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는 잘하는 것 하나를 다듬어 오지 않았습니다. 서로 겹치지 않는 다섯 장을 동시에 꺼냈습니다. 다섯 중 몇 개가 살아남을지는 모릅니다. 다만 이런 명단이 나온 해는 처음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록해 둘 만합니다.
본 글은 언급된 어느 회사의 승인이나 후원, 협찬도 받지 않은 독립적인 글이며, 출품작 정보는 2026년 8월 30일 기준 공식 발표와 주요 매체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출시일과 플랫폼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글 · 룬마루 | LOG N L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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